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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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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준경
작성일
21-01-09 20:49
조회
105회

본문

칼럼을 쓰다 보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망설여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오늘 쓰려는 내용도 그렇습니다. 꼭 말하고 싶은 이유는 우리 모두 고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망설여지는 이유는 저도 잘하지 못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용기를 내서 써보겠습니다.


저는 한울 공동체에 갈 때마다 이런 다짐을 합니다. “장애가 있다고 해서 아이들을 불쌍하게 여기지 말자”라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아이들을 불쌍하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봉사하러 오는 사람들마다 아이들을 불쌍하게 여기는 모습을 보면서 저의 잘못을 깨달았습니다. 언젠가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우시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때 난감해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울고 싶으면 혼자 있을 때 우는 것이 맞습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을 불쌍하게 여기며 도와주는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료와 친구들이 필요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우리를 불쌍하게 여긴다면 우리는 고마워할까요? 그 비참한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을 것입니다. 저는 한울 아이들을 보면서 나야말로 진짜 장애인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의 눈에는 저의 마음의 장애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제가 한울 아이들을 불쌍하게 여긴다면 하나님께서 비웃으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저를 훨씬 더 심각한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실 테니까요. 우리를 불쌍히 여기실 자격이 있는 분은 하나님 한 분 뿐입니다. 우리 모두 그냥 그러려니 하고 서로 돕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인간 사이에 일방적으로 돕는 관계는 없습니다. 제가 한울 아이들에게 주는 것보다 한울 아이들이 저에게 주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예상하지 못한 사건을 당하기도 합니다. 고아가 되거나, 자녀를 잃거나, 사업이 망하거나, 심각한 질병에 걸리거나... 어려움을 딛고 힘들게 용기를 내서 잘 살아보려고 하는데 사람들이 자꾸 불쌍하게 여기면 살아갈 용기를 낼 수가 없습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같이 밥 먹고, 같이 차 마시고, 같이 울고, 같이 웃으면서 좋은 친구가 되면 좋겠습니다. 무정하게 살자는 말이 아닙니다. 부담이 없는 친구가 되자는 것입니다. 더욱이 남을 도우면서 사진 찍고, 티 내고 자랑하는 것은 주님의 명령을 정면으로 거역하는 것입니다.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마태복음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