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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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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준경
작성일
20-05-23 18:45
조회
103회

본문

일본에서 선교하는 선교사님이 한국에 와서 지하철을 탔는데 발을 밟혔답니다. 그런데 선교사님의 발을 밟으신 분이 사과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떻게 남의 발을 밟고 나서 사과를 하지 않지?”하고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밟힌 사람의 마음이 불편할 정도로 계속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기 때문입니다. 그나저나 다른 사람의 발을 밟고 나서 왜 사과를 하지 않을까요? 


얼마 전 마트에 갔습니다. 그곳은 주차하기가 힘든 곳입니다. 그날도 빈 자리가 없어서 저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아주머니가 본인의 차를 통로로 빼면서 저에게 먼저 주차하라고 하셨습니다. 보통은 물건을 차에 다 싣고 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데 그 아주머니는 기다리고 있는 저를 보시고 차를 먼저 빼주고 나서 물건을 옮겨 실으셨습니다. 감사 인사를 하면서 이분이 그리스도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마트 안에서도 거리 두기를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탔는데 평소보다 간격을 두고 내려가도록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지하에 거의 다 내려왔을 때, 어느새 왔는지 제 뒤에 계시던 아주머니가 저를 앞질러 가면서 제 발을 밟아 신발이 벗겨졌습니다. 가까스로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카트들이 계속 내려오면서 자칫 큰 사고가 날 뻔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아주머니는 제 얼굴을 쳐다만 보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과 안하세요?”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분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제가 “일부러 그러지 않으셨다는 것은 저도 알아요. 그래도 사과는 하셔야죠”라고 했더니 그제야 아주머니는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셨습니다. 그때 저는 못된 생각을 했습니다. “제발 이 아주머니가 그리스도인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못된 생각. 지하철에서 선교사님의 발을 밟았던 그분도 일부러 밟지 않아서 사과를 하지 않았을까요? 그나저나 일부러 밟지 않았으면 사과를 하지 않아도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