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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예배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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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준경
작성일
20-04-04 21:38
조회
169회

본문

저는 요즘 텅 빈 예배당에서 혼자 지내는 날이 많습니다. 갑자기 그동안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이 사라졌습니다. 덕분에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경험들을 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들이 얼마나 감사했던 것이었는지를 잃어버리고 나서야 뼈저리게 깨닫고 있습니다. 사실은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였었는데, 당연하게 여기면서 살았던 지난날들이 부끄럽습니다. 감사하게 여기면서 살았어야 할 소중한 순간들이었는데, 감사할 줄을 모르고 무덤덤하게 살았던 지난날들이 부끄럽습니다. 예배당에서 함께 예배하던 교우님들이 너무너무 소중한 분들이었는데, 소중함을 모르고 살았던 지난날들이 부끄럽습니다. 하나님께서 붙들어주시지 않으면 한 순간도 살 수 없었던 연약한 인간이었는데, 대단한 존재나 되는 것처럼 착각하면서 살았던 지난날들이 정말 부끄럽습니다. 멈추고 나니까 저의 죄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교우님들이 없는 예배당에 있다 보면 목회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들이 쏟아지곤 합니다. 세상에 교회가 왜 필요한가? 우리 교우님들에게 우면동 교회는 무엇이었을까?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예배란 무엇인가? 설교란 무엇인가? 주님께서 원하시는 삶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서 목회를 하는가? ...... 침묵 속에서 기도하다 보면 교회에 대한 질문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곤 합니다.  


신천지 같은 교회라면 없는 것이 낫습니다. 예수님께서 강도의 소굴이라고 책망하셨던 예루살렘 성전과 같은 교회라면 없는 것이 낫습니다. 우면동 교회가 정말 좋은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지상에 완전한 교회는 없습니다. 교부들과 종교개혁자들이 교회를 어머니라고 불렀는데, 천사 같은 우리 어머니도 가끔 저에게 상처를 주십니다. 허물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교회를 이루었는데, 교회가 어떻게 교우님들에게 기쁨만 되겠습니까? 때로는 실망과 상처도 드릴 것입니다. 하지만 모이고 싶어도 모이지 못하던 지금 이 순간을 잊지 않는다면 분명 우리는 서로 용납하면서 좋은 교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 교우님들이 정말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