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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아퀴나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준경
작성일
20-01-04 22:05
조회
25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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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저에게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하시면서 조언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참 고마우신 분들입니다. 그런데 가끔은 저도 누군가에게 힘든 속마음을 털어놓고 위로받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실제로 그래본 기억은 없습니다. 제가 속마음을 털어놓으려면 누군가를 비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속상했던 내 말을 좀 들어달라고 집사님께 도움을 요청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도 제 얘기는 하지도 못하고, 집사님의 책망만 잔뜩 들었습니다. 목사의 아픈 마음을 들으시려는 성도님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로마 카톨릭 신학의 교과서와 같은 책이 있습니다. 트렌트 공회의(1545~1563년)에서는 이 책을 제단에 성경과 함께 나란히 놓았었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가 쓴 “신학대전(Summa Theologiae)”입니다. 그런데 아퀴나스는 신학대전을 거의 마무리할 무렵인 1273년 12월에 수요 미사에서 심오한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절필을 선언합니다. 그 이후에는 글이라고는 한 자도 쓰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에 대해서 “도저히 글을 쓸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내가 쓴 글들이 모두 지푸라기처럼 보였기 때문이다.”고 했습니다. 아퀴나스는 이듬해인 1274년 3월 7일 40대의 젊은 나이에 소천 했습니다. 


가끔 아퀴나스가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더 이상 글도 쓰기 싫고, 말도 하기 싫을 때가 있습니다. 제가 옳다고 확신했던 것들이 사실은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깨달을 때입니다. 이미 뱉은 어리석은 말들을 주워 담을 수도 없습니다. 상처를 받았을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후회하고 또 후회합니다. 사람들은 자기 생각이 옳다고 확신하지만, 우리가 보는 것은 부분적이라서 어느 누구도 자기 생각이 옳다고 확신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하고, 양쪽의 말을 들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새해에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판단을 멈추고 누구라도 와서 편하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말할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으로 정성껏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