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보기

어머니 > 칼럼

본문 바로가기

뜨인돌교회

전체보기

칼럼

  • HOME
  • >칼럼
  • >칼럼

어머니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준경
작성일
18-11-03 22:43
조회
128회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본문

어머니는 평생 농사를 지어오신 분입니다. 자식들이 아무리 말려도 농사일을 멈추지 못하십니다. 어머니가 취미삼아 텃밭만 가꾸시면 좋겠는데, 항상 욕심껏 많은 농사를 지으셨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미국에 사시는 누님 댁에서 6개월간 지내시도록 했습니다. 덕분에 올해는 농사를 짓지 않고 편하게 지내셨는데, 미국 생활이 답답해서 더 힘드셨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미국에서 오셔서 고향집에 모셔다 드렸더니 너무나 기뻐하셨습니다. 얼마 후에 저의 위임식이 있었습니다. 저는 긴 여행을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았으니 저의 위임식 때문에 서울에 올라오시지 말고 편히 쉬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도 그러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머니가 위임식에 올라오시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위임식 전날 올라오셨습니다.


서울에 올라오시면서 많은 고민을 하셨답니다. 아들의 위임식에 올라오시면서 우리 어머니는 무슨 고민을 하셨을까요? 어머니는 농사를 많이 지으셔서인지 얼마 전부터 허리가 굽어지셨습니다. 어머니는 허리가 굽어지셔서 목사인 저의 체면이 상할까봐 망설이셨답니다. 그래서 누구보다 아들의 위임식을 축하해주고 싶으셨는데 오랫동안 망설이신 것입니다.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저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 무슨 소리에요. 이 허리는 우리 다섯 남매를 키우시느라고 굽어진 거에요.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을 잘 감당하셨으니 자랑스러워해야지 왜 부끄러워하세요?” 그날 저는 어머니를 모시고 다니면서 교회당 구석구석을 보여드렸습니다. 그때 많은 교우님들이 어머니에게 인사를 하시면서 훌륭하신 어머니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날 얼마나 기분이 좋으셨는지 지금도 어머니는 그날 얘기를 하십니다. 그날 어머니의 마음이 많은 위로를 받으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도 아들의 체면이 깎일까봐 위임식 참석을 망설이셨다는 어머니의 말씀에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 어머니는 무슨 죄를 그렇게 많이 지어서 어머니가 되셨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