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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공항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준경
작성일
17-12-02 22:00
조회
10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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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이십여 년 전, 스무 명 가량의 청년들을 인솔하여 필리핀 단기선교를 갔었습니다. 열흘 동안의 사역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날 밤 아무리 찾아도 저의 여권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분실에 대비해서 여권과 서류들을 복사해서 갔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복사한 여권으로 한국에 나올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마닐라 공항의 출입문마다 여권을 검사하는 군인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저는 여권을 분실했다고 말하고 복사한 여권을 보여주었습니다. 군인은 짧고 단호하게 대답했습니다. “No, Sir.” 저는 “앞에 들어간 일행들과 함께 한국에서 왔는데 여권을 분실했다. 들여보내 달라”고 애원을 했습니다. 대답은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쪽 문으로 가서 설명을 해봤지만 대답은 똑같았습니다. 복사한 여권으로도 한국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한국 대사관에 가서 서류를 접수하고 일주일 만에 새로 만든 여권을 가지고 다시 공항으로 갔습니다. 또 안 된다고 말할까봐 두려웠습니다. 저의 여권을 본 군인들은 들어가라고 손짓을 했습니다. 제가 들어가도 되냐고 물었더니 “Yes, Sir."라고 대답했습니다. 시간이 남아서 공항 밖으로 나왔다가 다른 쪽 문으로 가서 여권을 보여주었습니다. 들어가도 되냐고 물었더니 거기서도 당연하다는 듯이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신기했습니다. 복사한 여권을 가지고 갔을 때는 아무리 애원을 해도 안 된다고 말하더니 진짜 여권을 가지고 가니까 당연하다는 듯이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마닐라 공항을 생각하면 천국 문 앞에서의 장면들이 상상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천국이 있다면 당연히 자기도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착각입니다. 아무리 애원을 해도 가짜 여권으로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진짜 여권으로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진짜 여권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